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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차] 차량 판매자 방문, 벨뷰 H 마트, 머서 아일랜드의 호숫가 공원

미주가효 2020. 1. 25. 22:00

순서 : [차량 판매자 방문] - [벨뷰 H 마트- [머서 아일랜드의 호숫가 공원]



1. 차량 판매자 방문


차량을 계속 알아보다가 적절한 중고차 판매자를 한 명 찾게 되어서 거래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중고차 딜러는 아니고 개인간 거래입니다. 거래는 다음 주로 예정하고 있으나, 일단 차량을 먼저 살펴 보고자 오늘 판매자 쪽을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차량은 외관상 특별히 흠집이 있거나 하진 않았고, 맨 뒷열 좌석이 접혀 있는데 아마 짐을 많이 싣기 위해 일부러 접어 놓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간단히 차를 살핀 다음에, 차나 한 잔 하자는 권유에 판매자 쪽 집에 함께 들어갔습니다. 미국에 와서 아파트에 아직 가 본 적이 없는 데다가, 특히 한국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번화가 쪽 아파트는 어떤 형태로 되어 있는지 매우 궁금하였던 참이라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은 예상했던 대로 다소 좁았고, 베란다가 있었으나 베란다는 실질적으로 개방형 창고처럼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집이 좁으니 어쩔 수 없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미국 아파트도 생각보다 작지 않으니 스튜디오(원룸형 집)도 괜찮다는 회사 쪽 동료 조언을 떠올리면 쓴웃음이 나옵니다. 물론 이 지역이 비싼 지역이라 이 지역 아파트가 유독 더 좁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2. 벨뷰 H 마트


대화를 끝내고 바깥으로 나가는데, 근방에 H마트가 있다는 말이 기억나 벨뷰 H 마트를 방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주차장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여러 상점이 공동으로 쓰는 주차장이며, 특이하게도 주차장에도 개똥치우개(비닐봉지와 쓰레기통이 있는 것)가 있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H 마트 옆 가게가 애견용품 가게였네요. 그러니 애완견이 이 주차장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 개똥치우개가 설치된 모양입니다. 


여기 상가에는 오피스 디포도 있네요. 장 보면서 문구류를 사야 할 일이 있으면 참고해야 되겠네요 


페더럴웨이나 린우드에 비하면 이곳의 H마트는 규모가 상당히 작은 편에 속합니다. 그래도 겉보기보다는 큽니다. 입구가 작아 보이지만 꽤 안쪽까지 길게 매장이 이어집니다. 


가끔 차량에서 물품 도난 사고가 있는 모양입니다. 차량에는 가급적 물건을 두지 않거나 안 보이는 트렁크 쪽에 넣어야 하겠습니다. 


매일 오전 8시에서 오후 9:30까지 영업합니다. 꽤 늦게까지 하네요. 장사가 잘 되는지 직원 모집하는 글들이 좀 붙어 있습니다.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만다린 오렌지(오렌지와는 다른 품종의 감귤류임)와 천안 배네요. 설 명절 즈음이라고 제수용 배를 잔뜩 들여놓은 것 같기는 한데 문화가 다르니 잘 모르겠네요.(미국 교포들도 설 차례를 지내려나?) 



오, 뚜레주르입니다. 한국식 빵집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하지만 이 날 결국 뚜레주르에는 들르지 못했습니다. 



다른 곳들보다는 작은 듯 하지만, 규모에 비해 식자재와 식품류들을 다양하게 팝니다. 


* 벨뷰 H 마트에서 파는 식자재, 식품류들 (더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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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부, 다진마늘, 냉장면류



 - 면류: 한국 라면, 컵라면, 소면류, 당면, 일본/중국 라면 등


 - 기름, 소스 등 : 참기름, 식초, 장류, 케찹, 마요네즈, 물엿, 식용유, 소스 등

 

- 카레, 햇반, 즉석식품, 각종 캔, 중국 소스 등


- 과자류 등


- 건어물, 건야채



- 커피/차류, 소금, 설탕, 꿀, 버터 등



- 아이스크림, 중국호빵, 냉동식품, 한국만두 등


- 삼양 치즈라면과 팔도 네넴띤(비빔면)



- 신선식품(과일, 야채, 감자류 등)


- 유제품 등


- 떡류




<조리식품(Delicatessen)>


벨뷰 H 마트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조리식품을 매장 안에서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부분입니다. Delicatessen 쪽에 별도 계산대가 있어 조리식품들을 그 자리에서 계산할 수도 있는 데다가, 그 옆에는 식탁 6개 정도의 작은 공간이 있어 앉아서 먹고 갈 수도 있습니다. 도시락 용도로 살 만한 조리식품들을 생각보다 많이 파네요.  


- 치킨, 각종 튀김류, 떡볶이




- 각종 덮밥류



- 김밥, 삼각김밥, 초밥류


- 묵류(도토리묵, 청포묵)


- 족발류(일반, 양념)


- 충무김밥


- 도시락



이 외에도 오뎅 국물을 팔기도 하고, 어묵이 들어간 오뎅탕이라든가 일본식 된장국(미소시루) 등 다른 국 종류를 살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음식 먹는 공간에는 정수기와 일회용 컵도 있어서 물도 마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컵이 좀 특이합니다. 종이컵이 아니라 스티로폼 컵이네요. 뜨거운 물을 담아도 손으로 잡을 수 있게 만든 것일까요? (하지만 뜨거운 물을 담으면 환경호르몬이.....)



조리식품부 쪽 카운터에서의 계산은 카드로만 가능합니다. 실제로 이 쪽 조리식품부의 카운터의 경우, 그 내부에서 각종 조리를 하시는 분들 중 손이 비는 분이 잠깐 와서 계산을 도와주는 형편이라 시간효율상 카드만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트가 식품/식자재에 치우쳐 있어 비식품류 잡화 코너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것들은 다 파는 것 같습니다. 당장 염색약 같은 것들도 보이지요. 


이렇게 한 바퀴 잘 둘러보았습니다. 여긴 다른 H 마트에 비해 카운터에 한인들이 많은 듯 합니다. 마트 캐셔 분들과 한국어로 대화 나누는 게 남대문식품 이후로는 처음이라 참 반가웠습니다.  




* 벨뷰 H 마트 위치





3. 머서 아일랜드의 호숫가 공원 : 루터 버뱅크 파크


시간이 이른 편이라 돌아가는 길에 어디 들렀다 갈 만한 공원이라도 있을까 하여 검색하다가 머서 아일랜드에 괜찮은 공원이 있는 듯하여, 워싱턴 호수 구경도 할 겸 하여 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머서 아일랜드 북부의 루터 버뱅크 파크입니다. 


이 공원에는 주차장이 북쪽(North Lot)과 남쪽(South Lot) 2군데에 있는데, 북쪽의 것이 공원 한복판에 위치하므로 좋습니다. 진입할 때에 마치 남쪽 주차장이 정식 주차장이고, 북쪽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외부차량 통행로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나 차량 통행로 맞으므로 내비게이션(또는 구글맵)에서 North Lot 쪽을 목적지로 찍어서 들어오시면 됩니다. 

(하지만 공원이 어마어마하게 큰 것도 아니므로, 천천히 산책할 목적이라면 어느 주차장이든 큰 차이는 없습니다.)




북쪽 주차장(North Lot)입니다. 차량 도둑이 배회할 수 있는 지역이니 차에 귀중품을 두지 말고, 차 문을 꼭 잠그라는 안내도 있네요. 이건 사실 미국 어느 공공장소나 마찬가지니 각자 조심할 수 밖에요.




공원 표지판이 바로 보이네요. 



지붕이 있는 복도 같은 곳을 지나면 놀이터가 나오고, 그 옆으로 호숫가 선착장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선착장 길>

지금도 선착장에 배가 들어오는지는 모르겠으나, 시설이 아직도 멀쩡한 걸 보면 왠지 배가 당장 들어와도 바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면 가까이 걸을 수 있어서인지 공원 내에 사람이 적은 편임에도 이곳 선착장에는 사람이 좀 보입니다. 



큰 아이와 아내는 멀리 걸어가고 있는데, 겁이 많은 작은 아이는 선착장 쪽으로는 발을 떼지 못합니다. 




잠시 지도를 보던 작은 아이는 용기를 내어 발을 떼어 봅니다. 



세 걸음만에 용기가 무뎌집니다. 수영(Swimming)이라는 글자 하나에 초딩 1~3학년 시절(미국에 와서도 여전히 3학년이긴 하지만) 학교 수영 시간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오릅니다. 결국 No Swimming 의 글자를 넘지 못하고 작은 아이는 얼음이 됩니다. 



그 사이에 선착장의 한쪽 끝까지 갔던 아내와 큰 아이가 돌아 옵니다. 


금지 내역들을 보니, 이 동네 아이들은 여기서 수영도 하고 다이빙도 하고, (이 좁은 선착장 위에서) 달리기를 하다 떨어지기도 하고.... 그러는가 봅니다. 



보다 못한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데리러 갑니다. 손을 잡고 Swimming을 넘어서 들어옵니다. 


억지로 들어오긴 했지만, 작은 아이의 표정이 영 좋지 못합니다. 눈이 헤까닥 돌아가고 있습니다. 




선착장에서 보는 호수 너머 모습이 한가롭습니다. 맑은 날이었다면 더 좋은 경치였겠지만, 흐린 날임에도 볼 만한 전경이었습니다. 




결국 영 표정이 좋지 못한 작은 아이를 달래어 물 밖으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작은 아이가 안심하도록 작은 아이를 가운데에 두고 아내와 큰 아이가 양쪽에 서서 나란히 걸어갑니다. 




시애틀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의 수계입니다.  



<호숫가 오솔길>

거대한 워싱턴 호숫가를 따라 북쪽으로 통하는 오솔길이 보입니다. 오솔길로 가기 전에 잔깐 호숫가로 내려가 봅니다. 호변은 모래, 아니 모래라기보다는 자갈밭이네요. 




오솔길은 흙길입니다. 비내리는 날들이 계속되니 길 중간중간에 진창이 보입니다. 



호숫가로 내려갈 수 있는 길목에 설명판이 있습니다. 쇼라인(Shoreline)에 대한 설명입니다. 호숫가도 shoreline이라고 하는군요. 









나무 말뚝에 이끼가 끼어 있습니다. 이 이끼는 돌이고 나무고 안 피는 데가 없네요. 



촉촉한 겨울비를 맞고 꽃이 피어났습니다. 겨울답지 않게 온화한 날씨 덕분에 1월인데도 간혹 꽃이 보이기도 합니다.


오솔길을 따라 계속 걸어갑니다. 봄기운이 완연하여 나뭇가지에 겨울눈이 맺혀 있는 것들이 보입니다. 둥근 건 꽃눈, 뾰족한 건 잎눈이라는데 꽃눈이 많이 보이네요. 




빨간 장미나무 열매를 주워 이끼 낀 나무 말뚝에 놓아 봅니다. 


작은 나무 주변에 철사로 된 울타리가 있습니다. 아마 사슴 등 야생동물들이 뜯어 먹는 걸 막거나, 개나 사람이 지나가다가 손상시키는 걸 막기 위함일까요?


오솔길 끝에는 다음 영역으로 넘어가는 문이 있습니다. 문 너머 영역은 개줄 풀 수 있는 영역(Off Leash Area)이고, 지금까지 산책한 이쪽 영역은 개줄이 있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양 영역의 경계에는 개가 함부로 넘을 수 없도록 쇠 울타리가 쳐져 있네요.





<언덕길>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으니 되돌아 가야겠네요. 풀밭 쪽으로 걸어 가는데 풀 사이사이에 낯익은 열매들이 눈에 띕니다. 밤이네요. 밤이 꼭 우리나라에만 있으리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태평양 건너 먼 이국에서 야생 밤을 보니 반갑습니다. 


이맘부터 비가 촉촉히 내리기 시작하여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아이들은 모자 달린 외투라 모자를 쓰고 가는데, 저는 딱히 머리에 쓸 게 없군요.




언덕 위쪽에서 내려다본 워싱턴 호수입니다. 날 좋을 때 오면 더 좋겠네요.


비도 오고 하니 더 이상 산책하기는 힘들겠네요. 주차장 쪽으로 서둘러 이동합니다. 울타리 너머는 개줄 풀 수 있는 영역(Off Leash Area)입니다. 




잔디밭 가운데의 큰 나무도 멋지고, 햇빛 좋은 날 미국 국기 옆 벤치에 앉아 호수를 내려다보면 그 경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스 폴(Peace Pole)>

공원 산책길 한켠에 일본식(?)으로 보이는 비목, 그러니까 나무 비가 꽃혀 있습니다. 세계평화를 기원한다는 내용인데,  (이 지역에 별로 살지도 않는) 독일어로도 적혀 있으면서도 한국어로는 적혀 있지 않네요. 알고 보니 일본에서 시작된 평화 기원 운동이라 합니다. 세계평화 운운하는 곳이 대체로 그러하듯 종교색이 있기는 한데, 피스 폴 관련해 종교행사가 거창하게 이루어지거나 하는 건 아닌 듯 합니다. 




* 피스 폴 프로젝트(Peace Pole Project)에 대한 이야기 (더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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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스 폴 프로젝트는 1955년 일본인 고이 마사히사(五井昌久)에 의해 설립된 세계평화기도협회(WPPS, World Peace Prayer Society)에서 주도하는 운동으로, 그 모토는 "May Peace Prevail on Earth." 입니다. 일본에서 세우기 시작한 피스폴은 지금은 전 세계 180여개 나라에 20만 개 이상의 피스폴이 세워져 있고, 위 협회에서 피스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는 하나, 위 협회의 허가나 승인 없이도 제3자도 세울 수 있는가 봅니다.


- 일본식 비목의 각 면에 May Peace Prevail on Earth 에 대응되는 각 언어별 표현이 적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체로 영어와 일본어 표현이 적히고, 그 외에 다른 나라 언어로도 표기되곤 합니다. 가느다란 나무 기둥을 땅에 꽂는다는 간단한 방식 때문인지 의외로 세계 여러 곳에서 이 비목을 설치하곤 하는가 봅니다. 앞서 언급한 협회에서는 피스폴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 하지만 한국에선 이런 피스폴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그건 이 운동의 창시자인 고이 마사히사가 일본 전통종교(신토)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뱍코신코카이[白光真宏会, 백광진굉회]라는 종교단체의 교주 겸 창시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피스 폴 프로젝트에 일본종교의 색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경에 광주 망월동 5.18 묘역에 이 피스폴이 설치된 뒤 이후 논란이 일자 2015년에 관련기관이 철거한 일도 있었습니다. (관련 뉴스 : 5·18 구묘역 '일본인이 세운 말뚝' 논란…광주시 철거 | 연합뉴스)



조금씩이지만 풀밭 사이사이에 야생화들이 보입니다. 봄이 되면 얼마나 많은 꽃이 피려나요?




* 머서 아일랜드의 루터 버뱅크 공원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