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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차] 2번째 렌터카 반납, 일본계 마트 방문, 대형 지렁이

미주가효 2020. 2. 1. 22:00

1. 2번째 렌터카 반납 : 닷지 그랜드캐러밴


오늘은 두 번째로 렌터카를 반납하는 날이네요. 두 번째 렌터카 빌리기 전까지 차량 구매가 될 줄 알았는데, 일이 잘 안 되어 예상치도 못하게 렌터카를 두 번이나 빌리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빌렸던 픽업트럭보다는 힘이 약하지만, 그래도 이 차로 캐스케이드 산맥 눈길도 넘어가곤 했으니 나름 잘 써먹은 셈입니다. 


지난 번 반납 때의 경험을 되살려, 차량에 실린 짐들을 대부분 뺀 뒤 휴대폰 거치대만 놓아 둔 채로 모두 미리 빼 놓았습니다. 연료를 채워 반납하는 조건이었으니, 렌터카 반납하러 가는 길에 주유를 한 번 해야 할 듯 합니다.


지난 번과 달리 오늘은 구글 맵에서 '고속도로 제외' 옵션을 추가하여, 고속도로가 아닌 길로만 달려 보았습니다. (사실은 고속도로 제외 옵션을 미처 변경하지 못한 채 달렸습니다.) 늘 가는 76 주유소에서 제일 싼 가솔린을 가득 채운 뒤, 일반 도로를 통해 시택 렌탈 카 퍼실리티로 진입하는데, 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리턴 입구와 일반도로를 통해 진입하는 리턴 입구가 서로 합류하는 구조로 되어 있네요. 처음 반납하러 가는 경우라도 퍼실리티 인근부터는 반납(Return)이라는 표시를 따라 길을 간 뒤, 자기가 이용한 렌터카 업체의 로고를 따라 가면 해당 업체의 리턴 위치로 손쉽게 갈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통해 진입할 경우 리턴 경로 : Hertz 의 경우>


<일반도로를 통해 진입할 경우 리턴 경로 : Hertz 의 경우>


해당 렌터카 반납하는 층에 도착하면, 그 층 안에서도 렌터카 회사 별로 반납하러 들어가는 입구들이 별도로 있습니다. 회사에 맞춰 입구에 들어가면 반납(Return)하는 차들이 줄서서 주차할 레인이 3~4개 정도 있을 텐데 앞에서 안내하는 요원의 신호에 맞춰 빈 레인에 들어가 차를 세운 뒤 키를 차 안에 두고 내리면 됩니다. 키를 꽂은 채 내려도 되고, 키를 뽑아 콘솔 박스에 넣어도 됩니다. 


그러면 잠시 후 리턴 담당자가 와서 차의 외관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간단히 확인하고, 시동을 걸어 기름이 계약조건대로 가득 차 있는 채로 반납되었는지를 확인한 뒤에 '영수증이 필요하느냐' 라고 묻습니다. 필요하다고 하면 들고 있는 태블릿 형태 기기로 조작을 한 뒤 영수증을 끊어 줍니다. 이후 더 필요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하면 반납은 종료됩니다. 반납하는 데에 5분도 안 걸린 것 같네요.


여기서 집으로 돌아가는 게 문제인데, 원래는 우버 택시를 부르려고 했습니다. 공항 부근이라 대기하고 있는 우버 택시는 많을 테니까요. 그러나 마침 친척 분께서 도와 주시기로 하셔서 퍼실리티 옥상의 방문자 주차장 쪽에 차를 끌로 와 주셨습니다. 그리로 가서 친척 분 차량으로 집으로 편하게 왔습니다.   


* 시애틀-타코마 공항 렌터카 시설(Sea-Tac Rental Car Facility)




2. 아시아계 수퍼마켓 : 우와지마야(Uwajimaya) 렌튼


아시아계가 많은 미국 서부 지역이라서 그런지 이 지역에도 아시아계 마트/수퍼마켓이 여러 개 있습니다. 한국계에서 H 마트(H mart)가 유명하고, 중국계의 99 랜치 마켓(99 Ranch Market) 같은 게 있다면 일본계로 우와지마야가 있는 모양입니다. 우와지마야는 본래 시애틀에서 유명했는데, 장사가 잘 되니 밸뷰, 렌튼, 그리고 오레곤 주 포틀랜드 옆의 비버튼에도 지점이 생겼다고 합니다. 


[우와지마야]는 이름부터 일본 느낌이 강하군요. [-야] 부분과 [-지마] 부분이 특히 그렇습니다. 검색해 보니 역시나 우와지마야는 한자로 宇和島屋 라고 쓰는 일본어네요. 


* 일본어에서의 [-야] 와 [-지마] (더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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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게 이름에 '~야(屋)'가 붙을 경우 그 '~야(屋)'는 '가게/상점' 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일본 상점들 이름 중에는 '~야'  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요. 가령 '사케야[酒屋]' 라고 하면 사케, 즉 술을 파는 술집을 말하고, 이자카야(居酒屋)도 앉아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가게를 말합니다. 라면을 팔면 라멘야, 야키니쿠를 팔면 야키니쿠야라고 하기도 한다지요. 그럼 [우와지마야]는 아마 [우와지마 + 야] 일 테지요. 


나아가 일본어에서 섬을 뜻하는 島(섬 도)를 '시마' 또는 '지마' 라고 읽곤 합니다. 히로시마[廣島]라든가, 군함도[軍艦島, 군칸지마]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하지마[端島], 그리고 부산 앞바다에서 보이는 대마도[対馬島, 쓰시마지마] 같은 곳들처럼 말입니다. 이 단어는 아마 우리나라말의 '섬'과 같은 어원일 겁니다. 


가게 내부는 상당히 깔끔합니다. 진열대 간 거리도 적당히 멀고, 진열대에 상품도 상당히 잘 정돈된 느낌입니다. 다른 포장된 식재료들이야 뭐 같은 회사 것이라면 어느 마트에서든 별 차이는 없겠습니다만, 야채 상태는 아주 좋은 느낌이네요. 사람이 그렇게 많은 느낌은 아닌데, 다른 아시아계 마트들이 그러하듯 한국상품, 중국상품, 일본상품이 모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김치라든가 한국 라면들도 많이 보이네요. 


친척 어른께서 이 가게를 소개해 주시면서 값은 H 마트보다 비싼 편이나 야채 상태는 좋은 편이고 가게가 깔끔하다며 H 마트와 병행해 이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하시네요. 과자류 같은 게 일본 것은 너무 달지 않으면서 괜찮다고..... 그러시면서 이것저것 사 주십니다. 


혹시 제가 걱정을 할까봐 미국 FDA 에서 꼼꼼이 검사하고 있으니 방사능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시지만, 아내나 아이들이 갖는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나빠서 일본 상품을 과연 사려 할 지 모르겠네요. ^^; 하지만 확실히 다른 민족계 마트에는 특이한 상품들이 많네요. 일본 또는 동남아식으로 보이는 (대나무잎인지 바나나 잎인지 모를) 긴 잎으로 싼 찰밥 같은 것도 보이고, 초밥 같은 것도 다양하게 보이네요. 



* 우와지마야 렌튼



3. 미국의 대형 지렁이


종종 미국은 뭐든지 크다고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우스개 소리도 있지요. 


'어느 미국인이 아일랜드에 갔다. 안내하는 아일랜드인이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평야를 소개하자, 미국인은 '이건 우리 집 뒷마당 정도 밖에 안 되잖아' 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도로를 보자, 미국인은 '이건 우리 동네 큰 길보다 작은걸' 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강을 보자, 미국인은 '우리 동내엔 이보다 더 큰 개울이 있지' 라고 중얼거렸다. 이에 화가 난 안내인은 앞에 나타난 당나귀를 총으로 쏘아 죽이며, '웬 토끼가 이렇게 앞을 얼쩡거리나!' 라고 외쳤다.' 


미국은 땅 덩어리도 크고, 자연환경이 좋아서인지 평야도 엄청나게 크며, 미시시피강을 비롯해 큰 강도 많기는 합니다. 그리고 숲도 잘 보존되어 큰 나무도 많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물이나 식물이 죄다 큰 건 아닐 겁니다. 


친척 어른이 가실 때에 아이들이 현관문 앞을 왔다갔다 하다가 아이들 발에 묻어 지렁이가 한 마리 집 안에 들어왔습니다. 현관 안쪽 매트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는 아이들이 기겁을 하네요. 확실히 작은 지렁이는 아니네요. 아내가 '미국이라서 지렁이도 큰가 보다' 라고 하는데, 설마 미국이라서 지렁이가 크기야 할까 싶지만 어쨌든 큰 지렁이입니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니, 곱게 집어서 밖에 잘 놓아 주었습니다. 잘 살아라. 그리고 우리 집에는 오지 마. 야렌이 기겁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