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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차] 눈내림 그리고 자녀 학교 등교 시도 ①(휴교령으로 실패)

미주가효 2020. 1. 13. 22:00

순서 : [눈내림과 등교 연기] - [눈 치우기] - [자녀 학교 등교 시도 ①](휴교령으로 실패)


1. 눈내림과 등교 연기


새벽부터 눈이 많이 내립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가 울리는데 모르는 번호네요. 누군지 받아 보니 지난 금요일에 만났던 학교 담당자입니다. 얘기인즉슨, 눈과 도로 사정으로 인해 등교가 2시간 늦춰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후 휴교령이 내려져 오늘 등교가 없을 수도 있으니 학교 홈페이지나 뉴스를 계속 참고하라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이들이 참으로 기뻐합니다.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부모의 마음은 무겁군요. 빨리 학교로 보내버려야 할 텐데요. 








* 눈 확대 모습


* 눈 내리는 모습 동영상




2. 눈 치우기


눈이 꽤 많이 와서 사방이 온통 눈 세상입니다. 집 앞 길에도 눈이 하나 가득 쌓여 있지요. 혹시 지나가다가 우리 집 앞 길에서 누가 넘어질 수도 있으므로 눈을 좀 쓸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우스개 소리로 도둑이 담 넘어 집에 들어왔다가 쌓은 눈 때문에 미끌어져 넘어져 다치게 되면, (형사적으로 도둑이 처벌받는 것 이외에 별도로) 도둑은 집주인에게 집 관리를 소홀하게 하여 집 안에서 사람이 다치게 한 부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죠. 


저 이야기가 정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또한 우리 집 앞 길은 공공도로처럼 보이는데 거기서 넘어진다고 해서 우리 집에서 책임을 져야 할 지도 아직 알 수 없기는 하나 우리 아이들도 넘어질 수 있으니 일단 치워 놓는 게 좋겠지요. 긴 빗자류로 우리 집 구간을 조금 넘어 옆집 일부 구간까지도 눈을 쓸어 보행로가 얼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차량의 눈도 쓸어 봅니다. 

후드(보닛) 쪽 눈은 꼭 털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가볍게 쓸어내려 줍니다. 차 앞유리 위의 눈은 얼어붙어서 와이퍼로 쓸어버릴 수 없는 상황이네요. 따뜻한 물을 부어 녹이는 것도 좋겠으나, 번거롭게 집안까지 왔다갔다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차량 시동을 걸어 앞유리 히터를 켜고 몇 분 있으니 앞유리 얼음들이 조금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입니다. 일부는 플라스틱 카드로 긁어 떼고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와이퍼 작동시키기 얼음이 꽤 녹아 한 번에 쫙 쓸려나가네요.


그런데 문제는 사이드 미러입니다. 사이드 미러를 접어 놓았는데, 그 관절 부위로 눈이 잔뜩 들어가 얼어 버린 겁니다. 버튼을 눌러도 관절 속에 들어 있는 눈과 얼음 조각들로 인해 사이드 미러가 펴지질 않습니다. 이제야 왜 이 지역에 주차된 차들 중 사이드 미러를 접은 차가 없는 것인지 이유를 알았습니다. 


오늘 아이들 등교를 할 수도 있으니 어떻게든 사이드 미러를 펴야겠네요. 하지만 따뜻한 물을 붓자니 관절 부위에 있을 수 있는 기계장치나 전자장치가 손상될까 걱정이 됩니다. 일단 눈에 보이는 관절 부위 홈을 통해 플라스틱 카드를 가지고 눈과 얼음을 최대한 빼내어 봅니다. 한 10여 분 고생한 결과 사이드 미러를 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사이드 미러를 접지 말아야겠습니다.



3. 자녀 학교 등교 시도 ①(휴교령으로 실패)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등교시간 변경이나 휴교령 등이 있을 경우 경고(Alert) 창이 뜹니다. 교육청 홈페이지와 날씨 관련 몇 군데 사이트에 계속 접속해 있었는데, 결국 휴교령 메시지가 뜹니다. 안전을 위해 교육청에 속한 학교와 기관들의 학생 및 직원들은 모두 등교 또는 출근하지 말라는 겁니다. 


미국은 고등학생들도 일부 운전면허를 발급받아 운전을 할 수 있으므로 학생 안전을 위해 도로 사정이 안 좋을 때에 휴교령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고, 또한 이 지역이 위도가 상당히 높음에도(북만주와 동급의 위도입니다. 여기가 하얼빈보다 더 북쪽이지요.) 눈이 그렇게 많이 오는 편은 아니어서 스쿨 버스 기사들이 눈이 올 때에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차량 운전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합니다. (스쿨 버스들은 모두 교육청 소속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우리 아이들의 첫 등교일이 내일로 미뤄졌습니다. 오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버리는 것에 실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