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수 ▩/미국 생활

[1일차] 미국 입국, 차량 렌트 그리고 살 집 확인

미주가효 2020. 1. 6. 22:00

순서: [세관신고서 작성(기내)] - [입국 심사] - [짐 찾기]  - [세관 신고] - [렌터카 픽업]


시애틀 도착 예정시간이 오전 9시 경이고, 첫 날부터 하루 종일 움직일 것을 생각하면 기내에서 잠을 자 뒀어야 했지만, 기내에선 잠을 거의 자지 못했습니다. 오후 4시에 인천공항에서 이륙하여 약 9시간 30분 간 비행하니, 숙면을 취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시간대이긴 했습니다만 그보다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긴장감이 더 컸겠지요. 덕분에 <말레피센트 2>, <제미니 맨> 등 여러 영화를 잘 봤습니다. 



1. 세관신고서 작성(기내)


비행 중 기내식이 두 번 나왔는데, 첫 번째 식사가 끝난 후에 승무원들이 세관신고서 양식을 주었습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에서는 한글로 된 신고서 양식을 주기는 하지만, 미국 세관에 제출할 것이므로 당연히 영어로 작성해야 합니다.


가족 단위의 경우, 가족 중 한 명만 작성하면 됩니다. 이 경우 동행하는 가족 수만 적어 주면 되지요. (3번)


<세관신고서 앞면>


10번에서 14번의 경우, 일반적인 여행객이라면 해당사항이 없을 터이므로 모두 [아니오]로 체크하면 되겠으나, J 비나자 F 비자 등으로 1년 이상 미국 연수/유학을 가는 경우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11번 (a) (식품 소지의 경우)와 13번(1만 달러 이상 소지의 경우)을 [예]로 체크해야 할 수도 있겠지요. 


<특이 기재사항 : 식품 소지의 경우> 

대개 초반 며칠치 정도의 간단한 음식류(햇반, 김치, 각종 반찬류 통조림 등)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을 텐데, 그럴 경우에는 '식품'을 소지한 셈이 되므로 11번 (a) 를 [예]로 체크해야 합니다. 승무원의 이야기로는 햇반 정도 뿐이라면 굳이 식품소지사실을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통조림류(김치통조림, 깻잎통조림 등)도 있다고 하니 그러면 신고하는 게 낫겠다고 하더군요.


<특이 기재사항 : 화폐 1만 달러 이상 소지의 경우>

또한 한국 출국시에는 1인당 1만 달러까지(4인 가족이라면 4만 달러까지, 공항세관에 직접 방문해서 담당자에게 확인) 신고 없이 출국할 수 있으나 미국에서는 가족당 1만 달러까지만 신고 없이 입국할 수 있어 1만 달러 이상이라면 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방문학자/유학생 등 1~2년씩 미국에 체재하는 경우에는 1만 달러 이상의 돈이 미국 입국 당일부터 며칠 이내에 바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미국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여 한국 계좌에서 해외송금을 할 시간여유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1만 달러 이상을 가져와서 미국 세관에 반입신고를 해야겠지요.


* 미국 입국 직후에 현금이 필요할 수 있는 경우들

 - 렌트한 집에 지불할 초반 비용 : 만약 1달치 렌트비 규모의 보증금(Deposit)과 첫 달 및 마지막 달 렌트비를 미리 달라고 할 경우에는 무려 3달치 렌트비 상당의 돈을 입주 첫 날에 지불해야 합니다. 집 렌트비가 1,500 달러라 해도 이 금액으로 4,500 달러는 필요하고, 2,000 달러라면 6,000 달러가 필요하다는 거죠. 경우에 따라서는 6개월치 선불 등 훨씬 가혹한 조건으로 입주하시는 경우도 있으실 텐데(사회보장번호와 크레딧(신용점수)이 없다고 하면 신용불량 불법체류자 정도로 취급하는 집주인들도 있더군요....) 그 경우에는 집 렌트비만으로 1만 불을 상회하는 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중고차를 개인간 거래로 구매하는 경우 그 비용 : 중고차를 귀국하는 방문학자/유학생 등로부터 인수할 경우, 그 대금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미국 은행에 계좌 개설 후 바로 데빗카드를 만들어 쓸 경우, 이를 위해 미국 은행에 입금해 둘 금액들


이처럼 총 1만 달러(한국 화폐나 각종 수표 등 포함)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세관신고서 13번에 [예]로 체크해야 합니다. 


* 그런데 실제 미국 공항에서의 세관 통과 과정이 너무 오래 걸려서 가져와야 할 현금을 1만 달러 미만으로 줄이고는, 미국에 오자마자 첫날에 최대한 빨리 계좌를 개설한 뒤 한국 계좌의 돈을 해외송금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세관신고서의 뒷면에는 몇 가지 안내문과 함께 물품정보를 적게 되어 있는데, 여기는 물품을 적는 곳이라 1만 달러 이상 화폐 소지에도 딱히 무언가를 기재할 필요는 없습니다.(승무원에게 확인) 



 <세관신고서 뒷면>


 

 

2. 시애틀-타코마 공항 착륙, 공항 개요

원래 08:55 착륙 예정이었으나 비행이 순조로웠는지 30분 정도 빨리 착륙했습니다. 딱히 난기류를 만나거나 하지도 않았으니까요. 당초 11:30 경 렌터카를 인수 예정이었기 때문에 입국심사에 걸릴 시간을 벌어서 다행이라고..... 이때만 해도 생각했습니다. 앞일을 예상도 못한 채 말이죠.


그건 그렇고 잠시 공항 이야기를 해 보자면, 시애틀-타코마 공항에는 항공기들이 이착률할 수 있는 게이트로 A, B, C, D, N(북쪽), S(남쪽) 게이트가 있는데, 이 중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 대부분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의 비행기들은 모두 S 게이트에 착륙합니다. S게이트에서 내린 승객들은 S 게이트 내에서 입국심사와 짐 찾기, 세관검사까지 싹 마친 후에 지하 순환열차를 타고 메인 공항터미널(Central Terminal)로 이동하여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아래 지도처럼 S 게이트는 섬처럼, Central Terminal 은 부메랑처럼 생겼습니다. 


<사진 출처 : 시애틀-타코마 공항 홈페이지>


S 게이트(또는 Seattle S) 자체는 대략 3층 구조(또는 2층 구조 + 지하 1층)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에서 내린 후 그 아래층으로 가서 입국심사를 받게 되고(Passport Control, Immigration),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짐을 찾은 후(Baggage Claim), 출구에서 세관공무원에게 세관신고서를 제출한 뒤(Customs) 메인 터미널(Central Terminal)로 이동하여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 때 S gate 에서 Central Terminal 까지 큰 짐을 운반하는 짐 운반용 컨베이어 벨트가 있으므로 큰 짐(이민가방 등 위탁수하물)은 벨트에 올려둔 뒤 가벼운 짐만 가지고 순환열차(Shuttle Train)으로 Central Terminal 로 이동하면 됩니다. Central Terminal로 도착한 이후 한 층 올라오면 지상 1층이며, 여기서 다시 짐을 찾아 공항 밖으로 나가면 되지요.


<사진 출처 : ANA 항공(전일본공수) 홈페이지>



3. 입국 심사

* 필요 서류

① 여권(가족 전체)

② DS-2019 원본(가족 전체)

③ 세관신고서(가족당 1장)


일단 항공기에서 내린 뒤 좁은 통로를 따라 가면 Passport Control 로 내려가라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그리로 내려가면 바로 입국심사장입니다.


<입국심사장으로 가는 길>


입국심사장 쪽에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판(사진기에 대각선으로 선이 쭉 그어진 표지판)이 여럿 있었고, 미국 공항에서 지시사항을 어기고 사진 찍다가 공항경비대에 끌려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어서 입국심사장 쪽에서는 사진을 찍을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사진을 찍지 못한 구간의 경우, 다른 블로그에서 올린 사진을 대신 링크 걸어 둡니다. 


<참조 : 다른 블로그에서 찍은 입국심사장 쪽 사진>

https://m.blog.naver.com/temsr/221133822587?view=img_4

https://m.blog.naver.com/temsr/221133822587?view=img_5


입국심사대는 1번 심사대와 2번 심사대로 구분되는데, 1번은 미국 시민권자/영주권자 등이고, 2번은 방문자(Visitors) 용입니다. 1번 심사대에 비해 2번 심사대의 줄은 대단히 긴 편이라 공항 직원들은 2번 심사대 중 몇몇 비자에 대해서는 1번 심사대로 옮기게 하여 2번 심사대 쪽 대기시간을 줄여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가령, ① 동일 여권으로, ② ESTA 비자로 2회 이상 미국 입국한 사람들은 1번 심사대로 이동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ESTA 비자 1회 입국 때에 여권정보가 전산 입력되어 입국심사가 간소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중에는 B1/B2 비자 소지자도 나오라고까지 하였으나, 우리는 J 비자이므로 얄짤없이 2번 심사대에서 입국심사를 받아야 할 상황입니다. 


우리 앞에는 아마 중국에서 비행기가 한 대 왔던 듯, 중국 여권을 가진 승객들 한 무더기가 있었고 그 다음이 대한항공편인 우리 비행기 사람들이었습니다. 약 30~40분 정도 기다려 입국심사 차례가 되었습니다. 입국심사시 가족들은 가족 단위로 나아가서 입국심사를 받게 됩니다. 


입국심사시에 입국심사관은 몇 가지 간단한 질문(왜 왔니? 어디에 머물 거니? 미국에서 뭘 할 거니? 배우자는 왜 왔니? 등등) 을 한 뒤, 세관신고서에 관해서도 특이사항이 있는지를 간단히 물어 봅니다. 그리고는 지문을 찍으라 하고는 세관신고서 앞면 우상단 빈 칸에 무슨무슨 표시를 해 줍니다. 


대충 분위기를 보아 하니 대체로 입국심사를 수월하게 통과하는 편이었고, J 비자의 경우에는 더더욱 수월하게 입국심사를 거치는 분위기인 것으로 보이나, 제 경우에는 제 업무의 특수성과 미국 제도와 다른 한국 제도의 특수성을 입국심사관이 잘 이해하지 못하여 입국심사가 다소 길어졌습니다. 결국 입국심사관은 이 상황이 내 짧은 영어의 탓이라 생각했는지 한국어 통역을 불렀으나 이건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제도에 대한 이해가 없는 한 한국어 통역이라 해도 별달리 설명할 방법이 있을 리 없으니, 그 통역도 딱히 대단하게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두 손 들고 가 버리더군요. (정말로 두 손 드는 액션을 취하면서 '나도 그 쪽 방면은 잘 몰라서 뭐라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네' 라고 입국심사관에게 말하고 가버리더군요.) 


입국심사관은 완전히 이해된 표정은 아니었으나 내가 갈 대학이나 한국의 내 근무처 등에 대해 서류상 문제가 없으니 그 정도에서 결국 통과를 시켜주었습니다.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 대단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라고 하는데, 시간낭비가 커서 별로 제게는 유익하지 못했지요..... 


입국심사가 끝난 뒤에 뒤를 돌아 보니 더 이상의 대기열이 남아 있지 않더군요. 결국 우리가 우리 항공편 승객들 중 가장 마지막에 입국심사를 통과한 것이었습니다. -_-;;;;



4. 짐 찾기


입국심사장에서 나온 후 Baggage Claim 표지판을 따라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짐 찾는 컨베이어 벨트가 나옵니다. 


우리는 입국심사에서 너무 진을 빼어서 짐 찾을 때에도 미처 사진을 찍을 엄두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나아가 같이 입국하신 형님 쪽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셔서 빨리 짐 빼는 게 급하여 더더욱 그러하기도 하였지요.  (짐 중 일부는 대한항공 직원이 미리 빼어서 대한항공 표지판 앞에 세워놓기도 하였고, 나머지 일부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빙글빙글 잘도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참조 : 다른 블로그에서 찍은 S 게이트의 짐 찾는 곳 사진>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fmtt&logNo=221560430970&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view=img_9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fmtt&logNo=221560430970&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view=img_10



5. 세관 신고/검사


짐을 찾은 후 외부(다시 짐 싣는 컨베이어 벨트 + 셔틀 트레인)로 나가는 곳에 세관(CBP) 공무원들이 있는 카운터가 있었습니다. 마치 검표원처럼 서 있으면서 세관신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하는데, 신고서에 식품, 1만 달러 이상 소지 등이 표기되어 있으면 오른쪽에 있는 별도 심사실로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세관 검사네요.


<참조 : 다른 블로그에서 찍은 세관 공무원 및 별도 심사실 사진>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emsr&logNo=221133822587&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view=img_8

(사진 오른쪽의 간이 칸막이로 되어 있는 공간이 별도 심사실이다.)


그런데..... 심사 카운터는 대략 5개 정도 되었는데 모든 카운터는 비어 있었고, 심사관은 정말 오랫동안 오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2~3명의 심사관들은 어떤 가방들을 X선 검사기를 통과시켜 검사하기도 하고 칼 같은 것으로 가방을 찢어 그 내용을 꺼내보기도 한 뒤 심사 카운터에서 뭔가를 입력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주인없는 짐이 있어 다들 긴장했던 것이 아니었나 합니다. 


슬금슬금 우리 뒤쪽으로도 별도 심사실 줄이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두어 팀 정도와 다른 비 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줄을 서기 시작했지요. 약 40여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세관 심사관이 카운터 한 곳에 들어와 손짓을 함으로써 심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식품 소지 신고> 

다른 미국 공항에서의 사례에서는 가방을 까 뒤집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던데, 제 경우에는 식품에 대하여는 미리 정리한 종이를 제시하자 심사관이 그걸 쭉 읽어보는 것으로 심사를 간단하게 갈음해 버렸습니다. 심사관은 그저 메모를 읽어보고는 '모두 조리된 것이냐?' 라고 한 마디 묻고는, 그렇다는 답변에 식품 검사를 끝내 주더군요.


어짜피 식품 소지 신고의 핵심은 ① 육류가 들어 있는지, ② 조리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날것인지 여부이므로 그 부분을 주로 설명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식품의 재료를 메모하는 것은 다른 사이트(마일모아 https://www.milemoa.com)에서 얻은 요령이었는데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상품명에서는 각 식품들이 조리되었다는 걸 강조했고, 재료 쪽에서는 육류가 없다는 걸 강조하려고 했습니다. 



<소지한 식품 재료 메모>


* 음식물 미신고 반입 적발시 : 블랙리스트(2회 이후 적발시에는 대규모 벌금) 또는 벌금 + 블랙리스트. 일단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추후 미국 출입국시 꼼꼼한 짐검사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특히 일부 말린 식물들(쑥, 나물류)의 경우 미신고 반입 적발시 공항에서 대마초 등으로 오해하여 미국 마약단속반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는 모양입니다.



<미화 1만 달러 이상 소지 신고> 

1만 달러 이상 달러 반입시에는 반드시 미국 세관에서 반출입신고서(FinCEN 105) 양식을 작성해야 합니다. 당연히 영문 양식으로 작성한다고 생각하여 미리 영문 양식까지 출력하여 기입할 내용들을 숙지해 두고 있었으나, 뜻밖에도 한국어 양식을 주더군요. 아마 한국인들이 많이 입국하면서 아예 한국어 양식을 갖추어 둔 모양입니다.  


신고자는 심사관이 반출입신고서에서 형광펜으로 표기한 부분만 기입하면 됩니다. 은행 같은 데에서 많이 쓰는 방식인데, 이게 시애틀 공항만의 특징인지 미국 공항들이 대체로 이러한 지는 잘 모르겠네요. 앞서도 적었지만, (영문이기는 하지만) 양식 자체는 미리 다운받을 수도 있으므로 한국에서 미리 적어와 옮겨 적기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양식 위치 : http://www.fincen.gov/forms/files/fin105_cmir.pdf)


<통화 반출입신고서(FinCEN 105) 앞면>



뒷면에는 별 내용 없습니다. 1만 달러 이상 소지는 신고 대상이라는 등등의 안내문구들 뿐. 뒷면에는 딱히 뭔가를 기재하는 란이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통화 반출입신고서(FinCEN 105) 뒷면>



  <달러 반입 신고서 작성시에 참고하라며 준 안내문>


* 미화 1만불 이상 미신고 반입 적발시 : 미신고 금액을 모두 압수해 버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서 미국 변호사를 고용해 법정다툼까지 갔던 사례도 있는 모양입니다.  



6. 메인 터미널(Central Terminal)로 이동 : 컨베이어 벨트, 순환 열차


모든 검사를 끝내고 나오게 되면, 이제 큰 짐들을 메인 터미널로 가는 컨베이어 벨트에 싣고 순환열차를 타는 일만 남게 됩니다.


그런데 나온 후 주변을 둘러보면 컨베이어 벨트가 좌, 우 양쪽에 있는데, 좌측의 것은 환승용(Transfer, Connetcting Flight 표시)이므로 우측(EXIT to: Seattle 또는 한국어로 '시애틀 출구' 표시)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야 합니다. 여기서 짐 잘못 실으면 좀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보통 짐 실어주는 덩치 큰 사람들이 앞에 대기하고 있으며, 알아서 짐을 실어주면서 메인 터미널(Central Terminal)의 몇 번 짐 찾는 곳으로 가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이 날의 대한항공은 1번 Baggage Claim 이었습니다.  


<참조 : 다른 블로그에서 찍은 양쪽 컨베이어 벨트 사진>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emsr&logNo=221133822587&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view=img_9


큰 짐들을 맡겼다면, 화살표를 따라 순환열차를 타고 바로 다음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열차가 좁아 이민가방 같은 큰 가방을 가지고 타는 건 좀 그렇지만, 기내용 가방 등 깨어지기 쉬운 것이 들어 있는 작은 가방/캐리어는 직접 소지하고 순환열차를 타도 무방합니다. 


<순환열차 내부>



<메인 터미널에서 하차 후>



7. 메인 터미널(Central Terminal)에서 짐 찾아 밖으로 나가기


메인 터미널 쪽의 짐 찾는 곳(Baggage Claim)은 16개가 있는데, 순환열차를 타고 메인 터미널로 이동하여  'Baggage Claim' 표지판을 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면 대략 7번 Baggage Claim 부근으로 나오게 됩니다. 


<참조 : 다른 블로그에서 찍은 Baggage Calim으로 올라가는 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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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fmtt&logNo=221560430970&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view=img_20


<참조 : 다른 블로그에서 찍은 메인 터미널의 Baggage Calim 사진>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emsr&logNo=221133822587&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view=img_13


이후 S 게이트 쪽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짐 실을 때 가라고 한 번호로 가서 자기 짐을 찾으면 됩니다. 


<사진 출처 : 시애틀-타코마 공항 홈페이지>


그런데 짐 찾은 이후 공항 바깥으로 짐을 운반할 때에 2가지 점 때문에 약간 곤혹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짐 싣는 카트가 유료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민가방과 같은 큰 짐을 대규모로 갖고 있을 경우에는 인근에 개인 카트로 짐 실어주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일 순 있습니다만, 비용이 싸진 않습니다. 저는 그 사람으로부터 10달러라고 들었지만, 실제 이용해 보신 분의 말로는 최종적으로 수십 달러를 달라고 했다더군요. 저는 그냥 무식하게 이민가방 6 + 위탁용 캐리어 1개를 무식하게 끌었습니다. 이 쪽 3개 끌었다가, 저 쪽 3개 끌었다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의외로 할 만 합니다. 


<시애틀 공항의 유료 카트 - 사진 출처 : '티끌의 찬란한 이야기' 블로그>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nnleesh2&logNo=220540922259&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둘째는, 렌터카 업체들이 공항 메인 터미널에서 멀리(= 걸어가기 힘든 거리에)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시애틀-타코마 공항의 공항 렌터카 업체들은 죄다 렌탈카 퍼실리티(rental car facility) 라는 별도의 건물에 모여 있으며, 공항에서 퍼실리티까지의 거리가 차로 8~10분 거리 정도 됩니다. 꽤 먼 거리죠. 


<시애틀 공항 메인 터미널(Central Terminal)에서 퍼실리티까지의 거리 : 구글 맵>



8. 퍼실리티 이동


공항 측에서는 공항과 퍼실리티를 왕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365일 24시간 운행하고 있습니다. 공항의 북쪽 끝과 남쪽 끝에서 각각 셔틀버스 타는 곳이 있는데, 남쪽의 셔틀버스 타는 곳은 대략 1~3번 Baggage Claim 부근 출구 앞에 있습니다. 이 곳에서 렌터카 빌리러 가는 사람들이 보통 줄을 서 있지요. 셔틀버스는 사람이 다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하는 편인데, 승객들은 바로바로 채워지는 편이고 버스 또한 몇 분 이내에 바로 오는 느낌입니다.  


<사진 출처 : 시애틀-타코마 공항 홈페이지>



문제는 이민용 가방 여러 개를 가져 왔을 J 비자 가족들이 그 많은 짐을 저 버스에 다 실을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겠지요. 저도 처음에는 버스에 짐을 다 싣고, 가족들도 다 태운 채로 퍼실리티로 가서 렌터카를 빌릴 생각이었으나, 실제 상황을 보고는 마음을 접었습니다. 버스 공간이 생각보다 좁고, 사람은 여럿 줄 서고 있어 우리 짐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운전할 사람들만 셔틀버스를 타고 렌터차를 가지러 가고, 그 외는 공항에서 짐을 지키며 남아 있기로 하였습니다. (이 방법을 쓰게 되면 적어도 부부 중 한 명은 아이와 짐을 돌보며 공항에 남아야 하므로, 결국 부부가 모두 렌터카 운전을 하겠다고 등록하는 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추가 운전자는 주 운전자와 함께 렌터카 업체에 가야 하니까요.)



9. 예약한 렌터카 픽업하기


퍼실리티에 도착하면 건물 맨 위층(5층)에서 내리게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렌터카 업체는 셔틀버스에서 내린 그 층에 있으며, 렌터카들은 그 아래 층에 주차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이 퍼실리티는 규모가 큰 주차 빌딩의 일종입니다.


<퍼실리티에 도착한 셔틀버스>



<퍼실리티에 있는 렌터카 업체들 명단>



<퍼실리티에 있는 렌터카 업체 카운터들>


저는 Hertz 에서 차량 렌트를 예약해 두었으므로 Hertz 카운터로 이동했습니다. 


* Hertz 는 작년 유럽여행 때에 이용해 본 바도 있어서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믿을만 하다는 인상이 있었고, 인터넷으로 여러 글들을 보아도 LDW(차량손실면책보험) 등을 들어놓으면 사고 발생시에도 어지간한 건 쉽게 처리했다는 말들이 많더군요. Enterprise의 경우에는 의외로 안 좋은 이야기가 좀 있었고, 작은 렌터카 업체의 경우에도 간혹 트러블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어짜피 렌터카 잘 알지도 못하는 저로선 그냥 제일 큰 업체에서 하는 게 낫겠다 싶습니다. 물론 렌트를 많이 해 보신 분이라면 정보가 많아서 좀더 저렴하면서 효율적인 선택을 하실 수도 있겠지요. 


<Hertz 카운터>


원래 Hertz 골드 회원은 일반 카운터가 아닌 별도 카운터에서 차량을 인수받으므로 대기가 짧거나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급한 마음에 Hertz 매장 입구에 있던 안내판을 보지 못하고 그냥 일반 카운터로 들어가서 줄을 섰습니다. 안내를 따라 갔으면 아래층에 있는 Hertz 골드 회원용 전광판과 카운터를 발견했을 텐데 말이죠. 


<Hertz 매장 입구의 안내판>


마음이 급해진 이유는 약속된 픽업 시간에 늦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순환셔틀버스를 타고  퍼실리티에 도착한 시점은 예약시간인 11:30에서 거의 1시간이 다 되어 가는 상황이었고, 1시간 이상 늦을 경우 예약취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했습니다. 물론 비행기 착륙이 늦어진 경우라면 렌터카 업체에서 좀 기다려 주기도 한다지만, 제 경우에는 착륙이 늦어진 것도 아니니 좀 급했지요. 


* 차량을 늦게 픽업하는 경우 예약취소 문제(Hertz 의 경우)


<사진 출처 : Hertz 공식 이용가이드북

(https://images.hertz.com/pdfs/asia/KR_HertzGuide2019.pdf)>



카운터의 직원은 연말연시 이벤트 중이었는지 산타 모자를 쓰고 손님을 맞고 있었습니다. 카운터 직원이 요구하는 자료/정보는 운전면허증(국제운전면허증과 한국운전면허증), 여권, 예약번호, 신용카드 정도입니다. 


카운터 직원은 본인 확인 및 등록된 신용카드 확인(뒷자리 XXXX 인 카드 달라고 하는 식) 한 뒤, 렌터카 계약사항이 적힌 종이를 팜플렛에 끼워 줍니다. 차량이 어디에 주차되어 있는지 주차구역 번호를 팜플렛에 큼지막하게 적어 줍니다. 그리고는 연료 선구입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으므로 반드시 기름을 가득 채워 반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69번 자리에 차량이 있다고 팜플렛에 적어 줌>


차량은 정확히 2019년형 RAM 1500 픽업트럭이네요. 동종의 다른 차량으로 바뀌는가 했는데 바뀌진 않았습니다. 번호는 네바다(NV) 번호판인 모양입니다. 



<예약사항이 기재된 종이>


카운터에서의 일이 끝나면 차를 가지러 가려면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트에는 1층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와 단번에 2층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니 주의하여 타야 합니다. 잘못 타면, 내려갔다가 도로 올라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차량 인수하러 내려가는 곳>


이 날 급한 마음에 깜박 잊은 것이 있었는데, 골드 회원 등록작업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Hertz 골드 회원으로 가입하더라도 첫 번째 렌트 시에는 카운터에서 인적사항 확인 등등을 통한 등록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이 날 이 부분에 대해 미처 확인하지 못했는데, 추후 다시 방문해 보니 역시나 이 날에는 회원등록이 제대로 안 되었더군요. 이 작업은 2번째 렌트 때에나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렌터카 외관을 확인한 뒤 몇 가지 자질구레한 흠집을 사진찍어 두긴 했는데, 대개 동전 크기 미만의 작은 흠집(가령 문콕 흠집 등)은 개의치 않는다고 하더군요.  히나 LDW(차량손실면책프로그램, Loss Damage Waiver)에 가입되어 있다면 흠집 여부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량에 탑승한 뒤, 콘솔박스에서 열쇠를 꺼내고는 기본적인 조작사항들을 좀 확인해 봅니다. 한국에서 최근까지 몰았던 차가 20년 묵은 20세기의 차였기 때문에 요즘 차량의 내부구성 중 전통적이지 않은 방식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기본적 기능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차 키의 모습에도 당황했습니다. (버튼식이라면 다르겠지만) 키를 꽂아야 하는 자동차키라면 당연히 열쇠 형태의 전통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RAM 1500 차량 열쇠>


기어레버는 처음 접해 보는 다이얼식이었습니다.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익숙해지니 오히려 편해졌습니다. 기아레버가 아래가 아니라 핸들 옆 앞쪽에 있으니 눈으로 보면서 기어레버를 조작하기가 쉽더군요.  


<RAM 1500 운전대와 계기판, 기어레버>



<다이얼식 기아 레버, 핸들 옆 전면부에 붙어 있음>



차량의 기본 내비게이션이나 렌터카 업체 제공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고 휴대폰의 구글 맵을 이용할 예정이라면, 차량용 휴대폰 거치대와 충전용 USB 케이블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무선충전이 되는 휴대폰이라면 아예 무선충전과 휴대폰 거치가 한꺼번에 되는  것으로 준비해도 됩니다.)  


이제 확인할 것도 다 확인했으니 휴대폰거치대에 폰을 끼우고는 공항 남쪽의 우리 짐이 있을 법한 지역을 목적지로 찍고 출발합니다. 차를 몰고 나갈 때에 해당 층의 출구 쪽에 Hertz 담당자가 있는 카운터를 한번 더 통과하게 되는데, 이 때 면허증과 차량렌트정보, 마일리지 등을 확인합니다. 그러면 이제 주차타워를 빙글빙글 돌아 건물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공항에 차를 몰고 돌아와 보면, 차 대고 짐 실을 만한 적절한 자리가 좀 애매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차 댈 자리인 공항 인도 옆 길가의 경우, 인근 기둥에는 어떤 이유로든 주차할 수 없다는 문구도 있어서 찜찜하기도 하고, 또 의외로 많은 차들이 이미 자리잡고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 빈 자리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날 공항에 마중을 나와 준, 생전 처음 만난 이종사촌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공항에서 짐 실을 때에 분위기를 몰라 다소 난감하던 차에 제게 (주차금지의 문제 때문에라도) 가급적 운전석을 지키라 하며 본인이 아내와 함께 이민가방들을 날라 준 것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램 1500의 짐칸은 역시나 넓어 이민가방 6개와 그 외 다른 가방들을 다 싣고도 공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다만 덮개가 없어 비를 그대로 맞는 게 문제였을 뿐이죠. 그래도 널널하게 실으니 여유로워서 좋더군요.


* 8~9번의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고 생각하신다면, 다른 대안들을 고민해 볼 수도 있습니다. 가령 큰 콜밴이나 기사 딸린 렌터카 같은 것을 추가로 불러 공항에서부터 집 또는 호텔로 짐을 나르는 방법도 있겠지요(대신 이 경우 렌터카는 숙소 인근의 지점에서 받거나 다시 공항 인근으로 와서 인수해야 합니다). 



10. 렌트한 집에 도착, 집주인과 인사, 짐 풀기


집을 미리 구하지 않고 도착한 경우라면 아마 호텔을 잡아서 며칠 숙박하며 집들을 둘러보며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집을 미리 구한 경우라면 대개 대학 인근의 아파트일 겁니다. 이 때엔 첫 날에 계약서를 마무리하면서 처음에 주기로 한 보증금이나 첫 달 임차료 등을 관리사무소 측에 지급해야 하는데, 보통 현금은 안 받습니다. 이 때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① 하나는 머니오더(Money Order)라는 수표 비스무레한 것을 우체국이나 편의점(세븐일레븐 등), 마트 등에서 구입하여 지불하는 겁니다. ② 입국 초기에 여권과 집 주소 정도만으로도 계좌를 열고 당일에 다만 몇 장이라도 수표를 받을 수 있는 은행을 찾아 수표로 결제할 수도 있겠지요.(은행에 따라, 나아가 지점에 따라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은행과 지점에서 가능한 건 아니니 미리 확인해 봐야 합니다.) 그러면 당일에 계좌 개설하고 + 은행에 바로 수표로 쓸 금액 이상의 현금을 입금한 뒤 + 바로 수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③ 그 외에도 집주인(관리사무소) 측과 미리 협의를 하여 여행자수표를 한국에서 미리 끊어 오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제 경우에는 도심지/번화가 쪽의 아파트가 아니라 교외 지역의 단독주택(하우스)여서 관리사무소가 아니라 개인과 계약하는 상황이었고, 집주인 분이 너그러우신 분이셔서 첫 달 렌트비만큼은 은행을 구한 뒤 천천히 계좌이체로 지급해 주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은행을 좀 천천히 갈까도 생각했기 때문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현금으로 지불하였습니다. 현금을 받아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참 고마운 일이었지요. (이후 집주인 측에서는 현금으로 지불한 첫달치 임차료에 대한 증빙서류를 보내 주었습니다.)


* 이 집은 집주인이 오랫동안 사시던 집이며, 집주인이 인근으로 이사가시면서 쓰시던 가재도구 대부분을 그대로 놓아둔 채 필요하면 사용하라고 하시고 가셨습니다. 덕분에 무빙세일을 받을 필요성이 없어져 미국 입국 첫 주에 할 일 하나가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는 피아노에 쇼파도 있습니다. 이렇게 좋을 수가!!!! 집을 구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간혹 집과 함께 가구류도 임대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가구 렌트비를 추가로 지불하기도 하고 아주 운이 좋다면 가구류를 무상으로 쓰게 해 주기도 합니다.  



11. 저녁식사 및 식수 구입


이 날 비도 많이 온 데다가 여러 가지로 일이 길어져 사촌은 공항이며 렌탈카 퍼실리티, 그리고 렌트한 집에서도 몇 차례 대기하게 되어 결국 거의 하루를 다 소비하게 되었는데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했습니다. 집주인과의 대화가 끝난 후 사촌이(더 정확하게는 친척 어른이) 추천한 한식집인 장수순두부에서 밥을 한 끼 같이 먹었습니다. 미국의 한식집이라는 것에 사실 별 기대는 안 하고 갔었는데, 생각 외로 먹을 만하니 괜찮았습니다. 특히나 매운 맛을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특이하더군요. 이 날 식당에 간 덕분에 인터넷으로만 확인했던 '신용카드로 팁 지불하는 법' 을 직접 실습(?)해 보게 되었네요.


* 장수순두부(Jang Soo Tofu Restaurant) :  https://goo.gl/maps/sx1vfZHdJvRKm82BA



집에 입주한 첫날 가장 먼저 사야 할 것은 물(생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략 2~3일치의 간단한 먹거리는 한국에서 준비해 왔다지만 물은 가져오지 못한 데다가, 아파트와 달리 모든 유틸리티를 직접 신청해야 하는 하우스의 특성상 첫날에는 수돗물조차 안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수도는 그렇게 운영되지 않아 단수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더군요. 이 지역 특성인지 수도는 집주인(landlord)과 수도회사 간의 계약만 체결되므로 집주인이 수도요금을 제대로 내는 한 수도회사는 그 집에 집주인이 살든 세입자가 살든 개의치 않는다고 합니다. 


장수순두부가 위치한 곳은 Great Wall Mall 이라는 일종의 중국계 쇼핑몰 같은 곳이었는데, 그 건물 안에 마트가 하나 있어 그 곳에서 물을 구입했습니다. 큰 페트병으로 사고 싶었는데, 그런 걸 팔지를 않아 작은 페트병으로 2묶음을 샀습니다. 계산대의 점원이 중국계 미국인인지, 소비자가 영어로 말 걸면 영어로 대꾸하고 중국어로 말 걸면 중국어로 대꾸를 합니다.  


이 날 저녁에 감사하게도 친척 어른께서 퇴근 후 우리 집에 찾아와 주셨는데, 물 1 묶음과 시리얼과 주스, 식사용 식빵과 과일, 계란 등등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조카가 내일 아침이나 제대로 먹을 수 있을 지 염려하셨던 것 같습니다. 사실 밥과 김치(통조림), 김 정도만 먹을 예정이긴 했지요. 친척 어른 덕분에 내일 당장 쇼핑하지 않고도 며칠은 더 버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날의 당초 예정은 인터넷 설치까지 마치는 것이었습니다만, 이 작업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이 되어야 다음 작업들이 수월해질 터라 출국 전날에 이 지역에 설치 가능한 Xfinity 셀프 인스톨 킷트를 인터넷으로 신청해 두었으나, 미국 휴대폰 번호(번호 자체는 이미 받았음에도)의 미개통으로 인해 6시간만에 자동 취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입국일에도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나니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이미 날이 어두워져 인터넷 설치는 다음에 하기로 하였습니다. 


* 한국에서 미리 장만하여 휴대폰에 끼워 둔 미국 유심칩은 미국 입국 전에는 활성화되지 않았고, 시애틀 공항에 들어온 뒤에야 활성화되었습니다. 


* 이 지역에서는 1월 초 현재 오후 5시 경에 해가 지고,  오후 6시 이후에는 한밤중 같이 어두워지는 등 한국에 비해 밤이 빨리 찾아옵니다. 그 이유는 한국보다 위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제가 있는 지역은 대략 북위 47도 정도인데, 이 정도면 동아시아에서 하얼빈보다도 더 북쪽의 북만주나 (일본 홋카이도보다 더 북쪽에 있는) 사할린 섬 남부 정도의 위치가 됩니다. 그러니 한국에 비해 낮이 짧고 해가 일찍 집니다.     



<시애틀 인근 지역과 한반도의 위도 비교 : 구글 맵>